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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MDPhD.kr에서 전문의이신 분이 답글로 단 댓글을 옮긴 것입니다. 


생명과학부에서 의대 편입을 준비하거나, 준비할 사람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임상 심리학이나 정신과 의사에 대한 진로 고민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익명 질문자
안녕하세요! 저는 K대 생명과학과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진로에 관련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정신과, 임상심리학에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 지금은 임상심리학으로 유학을 가거나 의대 편입을 하고자 계획중입니다^^
정신과 의사와 전문 임상심리학자가 하는 일에 실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리고 실제로 정신과의가 되었을 때 생활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정신과 인턴, 레지던트 과정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답변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비밀댓글]



현실적이고 흥미로운 질문 감사드립니다.
하...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의 차이라면 결국 바이올로지를 전공했는가 안했는가가 가장 큰 차이라 할 수 있겠지요.
저는 정신과 의사이므로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의 경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의과대학을 수료해야합니다. 편입하신다면 본과 1학년부터 시작을 하는데, 골학,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유전학, 발생학 등등 기초 의학을 시작으로 본과 2학년 때는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정신과 등 임상의학을 배우게 됩니다. 본과 3학년 때는 임상 수업 및 실습을 실시하게 되는데 몸과 마음이 가장 힘들 때 중 하나입니다. 본과 4학년 초반에는 마이너 과들(안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을 실습돌게 되고 후반기에는 파견 실습 및 국가고시 준비를 합니다. 생명과학을 전공하셨으니 아시겠지만 인체란 것이 그 구조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복잡하고 기능적인 면으로 넘어가면 그 구조의 복잡합에 X10 을 해야할 정도로 학습량이 방대해집니다. 그 방대한 량을 4년만에 마스터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눈코 뜰새없이 시간이 흘러갑니다.

인턴은 전 과를 다 돌아야하는 직책인데, 가장 괴로운시기입니다. 인턴 및 전공의 1,2년차는 거의 죽음입니다. 물론 가끔 숨쉴 시간도 있지만 사람 죽어나가는 걸 하루에도 수차례 경험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의사가 되어갑니다.

정신과 전공의가 되면 뇌의 바이올로지 및 정신 분석 및 치료 등에 대해 배웁니다. 딱 반반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공부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1년차 들어가자 마자 주치의를 맡게 되므로 스트레스는 상당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데 일단 환자는 받게 되죠.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도 하고 다 알아서 해야합니다. 물론 교수가 수퍼바이저를 해주시긴 하지만, 주치의는 전공의입니다.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계속 공부하고 토론해야지요. 뭐 그러다 보면 그러려니 하면서 환자를 볼 수 있게되는 날이 옵니다.

전문의가 되면 봉직의를 하든지 아니면 개업을 하죠. 하지만 요새 의료 시장이 엉망이라 개업은 사실 약간 어렵습니다. 봉직의도 취업이 잘되느냐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서 잉여 인력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임상심리사에 대해 아는 만큼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심리학과는 문과니까 뇌의 구조라던가 신경 전달물질들의 메카니즘등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을 겁니다. 가르쳐줄 사람도 없고요. 사회심리나 아동심리 등 여러가지 배우겠지요.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졸업을 하는데, 제가 듣기로 임상심리로 빠지는 사람은 10프로도 안됩니다. 다들 그냥 취업한다고 들었습니다. 임상심리사가 되려면 수련을 따로 해야하는데 정신과 병원에 실습생으로 취직을 해서 3급, 2급, 1급으로 올라가는 자격증을 따야합니다. 대충 5년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1급 자격증을 따면 정신과 병원의 임상심리실에 취직을 합니다. 그런데 취직이 잘 되는가... 그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취직을 하더라도 정신과 병원장의 한마디에 그날 바로 잘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장밋빛 미래가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어차피 월급쟁이가 될 것인데 그나마 방구 좀 뀌는 의사 월급쟁이가 되는가 아니면 그냥 일반 월급쟁이가 되는가 그 차이입니다.

정신과 그 자체로는 굉장히 흥미있고 재미있는 분야이긴 합니다만 재미만 보고 뛰어들었다가는 현재 의료수가에서는 인생이 별로 재미없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전문의가 된지 6년 째에 접어든 그나마 단물을 좀 빤 축에 속하지만 지금 정신과 의사는 정말 별로이고요, 임상심리사는.... 뭐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비관적인 말씀만 드렸지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뛰어들거면 의사가 되세요. 유명한 심리학자들 프로이트, 융, 알프레드 아들러, 마가렛 말러, 위니코트 등 죄다 의사입니다.

익명 질문자
현실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꼭 필요한 조언이었습니다. 저는 학부를 마치고 의대 본과로 편입하기로 마음을 정리를 했습니다. 그 후에 유학 생각이 계속 들면, 의대생이라는 메릿을 가지고 (있다면요) 유학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몇가지 질문을 더 드리고 싶습니다. 본과를 마치고 국가고시를 치고 나면 바로 의사 자격증(?) M.D 가 나오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유학을 갈 때 한국 어느 메디컬 스쿨 M.D.를 가지고 대학원 입학을 하게 되는 것인지... 실제로 한국 의과학 대학원이나 의전이 아니라 (의과학자가 아닌) 외국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의학 (카이로프랙틱이나 테라피 등)을 더 배우러 가는 사람들이 몇 % 정도 될까요?

사실 제가 유학을 가고 싶었던 이유는 어차피 의사가 되나 지금 잉여인력이 많고 경쟁도 치열하고 선배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렇게 단물빨 수 있는 시기는 지난 것 같고... ㅠㅠ 제 부족한 판단력일 수 있지만요.. 그래서 어차피 똑같이 10년 공부할 거 바로 유학을 가자!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여기 블로그를 읽어보니 본과 4년동안 질병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법이나 인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 등을 배울 수 있단 말씀을 보고 의대에 일단 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무작정 생물학에서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석사를 가는 것보다는요... 여러모로 많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블로그 운영해주셔서 운영진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현실적이고 애정어린 조언이 정말 큰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 [비밀댓글]

본과 졸업을 하고 국시를 치면 의사가 됩니다. medical doctor죠. 그런데, 만약에 외국에 나가서 수련을 받으려면 그 나라 의사 자격증이 있어야합니다. 우리나라 의사자격증을 상호 인정해주는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카이로프랙틱 같은 건 정식 의학이 아니라 대체 의학이고 사기성이 짙습니다. 그런건 의사 자격증 없어도 그냥 배우시면 됩니다.
음... 기초의학 쪽으로 전공을 잡는 것도 괜찮습니다. 현재 기초의학 쪽 교수 TO는 45프로 밖에 못채우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튼, 의대 자체가 현재로서는 사양길이긴 합니다만, 선택의 폭은 그 어느 분야보다 넓다고 말씀드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그리고 진로에 대한 이 선생님의 글입니다. 링크를 클릭하면,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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